“우리 가족의 건강을 빚어냅니다”
“옛날 숨쉬는 항아리에서 재래식으로 만든 된장과 고추장, 청국장은 양보다 정성, 맛과 신뢰를 최우선으로 하죠. 묵은 연도에 따라 골라 주문택배 하고있어 취향별로 다양하고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어요” 모든 발효식품이 그러하듯 전통의 장류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정성을 가장 많이 쏟아야 한다는 담양의 전통된장 장인 김명숙씨.
담양읍 백동리 청전아파트 앞 옹기종기 모여있는 가옥들 끝집에 '김명숙 재래식된장' 이라 쓰인 조그마한 상호가 보인다. 우리 고유 전통방식을 그대로 고수하며 재래식 된장을 만드는 김명숙씨 집이자 된장공장이다.
이곳에서 김명숙씨는 가마솥과 장작, 나무절구통, 옛날항아리, 천연목재발효실, 천연목재소금창고, 볏집 등 옛것을 그대로 이용하여 된장을 만든다. 김씨의 손을 거쳐 간 콩이며 메주며 재료들은 마지막으로 진한 조선장이 되고, 된장이 되고, 엿기름 찹쌀고추장이 되고, 청국장과 청국장 분말로 태어난다. 김씨가 원료로 쓰는 콩은 담양에서 생산되는 오리지날 국산콩에다 고창의 천연 염전에서 가져온 국내산 천일염.
김씨가 자신의 솜씨를 다른 사람에게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리 가족의 건강을 빚는다’ 는 마음으로 전통음식을 널리 나누겠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사람들에게 자신만의 비법과 정성으로 빚은 장맛을 내놓을 수 있었다.
손맛이 좋았던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의 꼼꼼한 손맛에 자신의 솜씨와 열정을 더해 사람들에게 장맛을 선보이게 된 김씨는 그동안 담아왔던 장류에 대해 그녀만의 노하우와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김씨는 현재 메주, 된장, 청국장, 고추장, 조선장 등을 전통방식 그대로 담글 뿐 아니라 고추, 콩 등 모든 재료 또한 자신이 직접 재배하니 이를 아는 김씨의 발효식품 애호가는 해가 갈수록 입소문을 통해 주문량이 늘어가고 있다. 또한, 김씨의 장맛에 반한 마니아들은 전국을 마다않고 직접 전화로 주문하고 있어 분주한 것은 비단 장 담그는 손 뿐만이 아니다.
김씨가 가장 자신있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집된장이다. 재래식 방법으로 정성을 다해 손수 빚어낸 된장이어서 건강은 물론 그 맛이 옛날 어머니들이 담아주던 그대로의 맛이 가히 일품이다.
김씨에게 된장을 맛있게 담그는 비결이 뭐냐고 묻자, “우선 콩은 우리 콩, 그리고 소금은 천일염을 잘 골라 쓰고 메주를 빚고 발효과정을 잘 챙겨야 하며 마지막으로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김씨는 “처음 된장을 담아 사람들에게 내놓을때 전통된장에 맛만 있으면 잘 나갈 줄 알았다”고 한다. 전통방식 고수하며 순수 국산콩으로 맛있게 만들어 놓기만 하면 소비자들이 모일 거란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잘 알려지지 않은데다 일반 가정에서 만든 된장 맛이 거기서 거기일거라는 선입견도 문제였지만 홍보가 전혀 안되었기 때문에 다만 조금씩 퍼지는 입소문 만을 믿고 된장사업을 하기에는 아무래도 무리가 따랐다는 생각이다.
이는 작은 규모로 전통식품을 만드는 장인들에게 자신의 상품의 판로개척이 얼마나 힘든 상황인가를 대변해 주는 것이었다. 이같은 고민을 일면 해결해 준 계기가 바로 올해 대나무축제때 시음 행사에 참가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축제때 전통식품 행사코너에 가지고 나간 된장과 청국장으로 만든 음료를 시음한 것이 생각지도 못한 호응을 얻어 축제때 된장맛을 본 관광객들의 주문 전화가 꾸준히 늘고있다. 엊그제도 어떤 고객이 충청도에서 일부로 찾아와 20만원어치 가량을 사갔다.
어쨌거나 축제때 시음행사에 참가한 이후 지금은 많이 알려져 판로에 다소 어려움도 줄었지만 그렇다고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콩이 비싸면 그만큼 메주, 된장 가격도 오르게 마련이고 그렇다고 값싼 수입콩을 써 된장을 담을 수는 없는 노릇. 그래서 김씨는 마을과 시댁 주변에 놀고 있는 휴경논과 밭을 빌려 직접 우리콩 재배에 나서고 있다.
우리콩 재배는 남편인 장역환씨의 몫이었다. 천성이 부지런하고 근면 성실한 장씨는 고향마을 휴경전답 20마지기를 빌려 콩을 손수 재배하고 있다.
우선 원료확보가 안정돼야 좋은 된장을 적절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다행이 그 생각이 맞아 떨어져 직접 재배하는 콩으로 된장을 만들어내니 이제 콩 등 원료걱정은 많지 않다고 한다.
김씨는“우리 콩만 있다면 원없이 메주를 만들고 장을 담그는 게 소원이다”고 말한다.
남도음식을 대표하는 고장 청죽골 담양, 전통 장맛의 숨은 솜씨를 갖고있는 장인 김명숙씨에게는 사라져가는 전통음식들이 안타깝다. 그래서 담양군이나 관계당국에서 우리 고유의 전통식품에 더 많은 관심과 배려를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전통음식도 자연자원과 문화유적 못지않게 그 지역의 자랑할만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겠기 때문이다.
가장 담양적인 것이 가장 한국적이며 또한 세계적인 것이기에, 그녀는 비록 지금은 알아주는 이 적지만 오늘도 우리 전통의 맥을 잇는다는 자부심과 명예로 장을 담그고 있다. / 장광호 記者 기사등록 : 2008-12-27